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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나는 옛 친구와 만나 점심을 같이 했다. 나로선 오랜만의 해후였다. 사오년 만에 본 친구의 얼굴은 부쩍 나이 들어 보였다. 살아갈수록 삶은 펴지는 것이 아니라, 더 고단하고 쓸쓸해지는 것 같았다. 뻔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회사생활, 가족들 사는 모습, 취미생활, 노후 걱정 같은 것들. 그런 이야기가 오고 가던 중에 그의 입에서 또 다른 친구들의 근황이 흘러 나왔다. 어떤 친구들은 파산 이후 몇 년째 도망 다니고 있었고,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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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실록은 비교적 널리 알려진 자료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실록을 그냥 역사책이라고 알고 있다. 맞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사(史)이다. ‘史’에는 근대적 의미의 역사(history) 뿐 아니라 기록(archives)이 포함된다. 실록은 기록의 모음, 문서 모음이다. 사관(史官)들이 후대에 남길만하다고 생각하여 보존한 문서를 날짜순으로 모아놓은 것이다.(2011년 7월 19일자 수유너머 위클리 칼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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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문명을 발전시켜 편리와 편안을 그리고 건강과 수명을 누리고 있지. 그러나 갑자기 문명의 보호막을 벗겨냈을 때 현대인이 지구상에 현존하는 원시인들만큼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버지가 걱정하는 것은 육체적인 생명력보다 허약해진 정신적인 생명력이야. 만약 3차 세계 대전이라도 일어나서 갑자기 문명의 편리와 편안의 보호막을 거두어간다면 그 충격과 두려움과 절망감 때문에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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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놀부 심보냐구 하겠지만, 이 말들은 내 가슴을 쳤다. 자유와 생존의 메이데이 데모에서 이 말을 반복해서 외치자, 어쩐지 왈칵! 눈물이 나며, 가슴 속 깊은 빗장이 스스르 풀리는 듯 했으며, 땀과 비로 범벅이 된 옆 사람에게 진심을 다해 우산을 씌어주고 싶어졌으며.... 자유와 생존의 맛은 임금노동으로부터 벗어나 이런 게으름뱅이의 맛, 게으름을 부릴 수 있는 맛, 그 순간 생기는 외부로 열리는 어떤 교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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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 예능프로그램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박진영이다. (이하)와 (이하 )를 거쳐 까지. 박진영은 진지함과 우스꽝스러움 사이를 줄타기하며 스스로를 가장 핫한 트렌드로 만들어버리는 탁월한 매니지먼트 능력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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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말했다. 이제는 화가 나기보다 무섭다고. 마치 연쇄살인범에 쫓기듯 우리를 죽음이 쫓아오는 것만 같다고. 22번째,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생명의 줄을 놓아버렸다. 대한문 분향소에 가면 영정 안에 오려진 그를 볼 수 있다. 지난 5월 9일 대한문 분향소를 찾았다. 3년전 77일의 옥쇄파업을 벌였던 이들, 자신들을 사실상의 무자비하게 진압해오던 경찰특공대를 맞이하면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던 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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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가 폭파되기 시작한 이후로, 5월 들어 MBC 언론노조의 파업은 100일을 넘겼고, 삼성공장 노동자가 32번째로 백혈병을 앓다 세상을 등졌다. 그 밖에도 너무 많은 일들이 지금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다. 어떤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전부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로 여겨진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그 모든 사건들이 나에게는 결국 아무것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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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를 들으면서 어른이 되었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라디오와 멀어졌다. 그러다가 2007년 즈음 임태경이 진행하는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들으려 다시 라디오 앞에 턱 괴고 앉았다. 들으니 좋았다. 평소에 듣던 노래도 디제이가 중저음으로 소개하고 강원도 삼척 사는 사람의 사연과 곁들이면 어쿠어스틱 버전처럼 낭만이 솔솔 피어났다. 음악이 손 잡아주는 공감각적 체험을 제공하는 라디오는, 영혼의 감기 정도는 금세 낫게 하는 ‘느낌의 공동체’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사연소개 끝에 이름 대신 핸드폰 번호 뒷자리를 불렀다. 4951님 신청곡입니다. 이런 식이다. 깜짝 놀랐다. 수인번호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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