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만필
Releases
- [32호]농사 일지 5 (2)태풍 “말로”가 남해안을 지나고 있다는데, 이 곳은 맑고 쾌청한 날씨입니다. 많은 상처를 남기고간 “곤파스”도 이 곳엔 비만 좀 내렸을 뿐, 조용히 지나가 주어 다행중 다행입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전국이 너무 많은 상처로, 특히 농작물과 과일의 피해지역 농가를 생각하면 나만의 무사함이 버거운 마음입니다.
- [31호]새벽 길 전철에서 (2)처서가 지나면서 밤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여름철 하지 무렵엔 네 시경이면 벌써 밖이 환해 졌는데, 오늘 아침엔 여섯 시가 넘었는데도 아직도 밖이 한 밤중처럼 깜깜합니다. 요즘 계속된 비는 지금도 천둥 번개와 더불어 세차게 내리고 있습니다. 세찬 비바람에 어둠이 깔린 이른 새벽에 교회를 나서려니 귀찮아 언짢습니다.
- [30호]농사 일지 4 (1)올여름 무더위를 한고비 넘기는 어제는 처서였다. 기상대 일기예보에서도 처섯날은 많은 비와 함께 지금껏 기승을 부린 늦더위도 한풀 껶이겠다고 했다. 계절의 질서는 어김없다 했더니, 비는 틀림없이 많이 내렸지만 더위는 여전이다. 처서는 농사꾼에게 의미있는 중요한 절기이다. 이 날을 중심으로 가을 준비가 시작되는 것이다. 겨울 준비로 가을이면 꼭 해야할 우리들의 가장 중요한 것은 김장이다. 그 김장용 무, 배추는 처서를 두고 전, 후 5일을 기준하여 심는다. 또한 씨를 뿌리는 일은 이것으로 마지막 끝내기가 되는 것이다.
- [29호]나의 술 이야기 1 (2)탁주와 더불어 반 세기 나는 술을 많이는 마시지 않지만 아주 애주가이다. 특히 탁주인 막걸리는 거의 매일 한 잔씩은 들고 있다. 저녁 식사와 더불어 한 잔의 막걸리는 나의 좋은 동반자로써 거의 반 세기를 나와 함께 하고 있다. 우리 집에는 항상 막걸리가 준비되어 있다.
- [28호]바쁜 현대인들 (1)일상생활에서 “바쁘다”는 단어는 가장 자주 사용되는 말이 아닐까 생각된다. 현대인들 참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일이 있어 바쁜건지, 마음이 바쁜건지,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주위의 모두들, 바빠 죽을 지경이라며 아우성이요 성화이다. 별 볼 일이 없을 듯 싶은 사람들도 바쁜 일상엔 거의 예외가 없는가 싶다.
지난주에 여강만필의 필자로 계시는 김융희 선생님 댁에 다녀왔습니다. 함께했던 멤버들은 병권, 은유, 단단, 꼬기, 그리고 유나, 서형으로 모두 수유너머R의 식구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행을 갔던 것이 언제였는지... 잘 기억도 안 납니다. 별로 바쁘게 살았던 것도 아닌데 어쩌다보니 그리 돼버렸습니다. 아무튼 오랜만에 여행을 간다는 생각에, 그것도 산 좋고 물 맑다는 강원도 연천에 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껏 부풀었더랬죠...- [25호]농사 일지 3 (1)실용과 편의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낮은 곳을 골라 조심스럽게 흐르는 물길은 강 줄기가 구불거려서는 안 된다며 똑바로 흐르도록 전국의 강들은 정비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며, 적당히 오르내리며 때로는 굽이도는 신작로 역시 똑바로 곧아야 한다며 산을 자르고 뚫는 토목공사로 온 국토가 갈려 찢기고 있는 요즘이다.
- [24호]농사 일지 2 (2)
농사꾼 마음의 이해를 바라며…여름을 접어들면서 농촌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리 집에도 벌써 가까운 이들이 몇 차례 다녀갔다. 방학이 시작되고
본격 휴가철이 되면 방문객도 늘고 더욱 바빠질 것 같다.내가 살고 있는 우리 동네는 한촌인지라 계절의 혜택이라도 있어 다행이다.
산나물이 나는 봄철엔 나물 채취로, 밤이 익어 떨어지는 가을이면 밤 줍기를
위한 인근 도회의… - [23호]농사 일지 (1)같은 식물이지만, 우리에게 유익하며 먹이가 되면 농작물이 되고, 유해하며 무익하면 잡초가 된다. 또한 그 기능이 애매하여, 약초로 쓰인 식물이 쓰이기에 따라 독초로 변하기도 하며, 어느 곳에서는 홀대를 받지만, 다른 곳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애용되는 경우도 있다. 어떻든 우리 인간과 식물은 생사를 함께하는 절대적 관계에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 [22호]음악회에 다녀와서 (0)우리의 판소리나 대중가요 음악회에서는 전혀 아닌 순수 음악회를 관람하면서 늘 이해 못한 나의 아쉬움이 있다. 음악은 듣고 감동하며 즐기는 것이라면 어떤 격이나 룰에서 좀더 자유스러운 분위기이면 안될까? 판소리 굿판에서 추임세나 가요제에서 환호처럼, 음악회에서도 음악가의 열창이 있다면 관객의 감동도 함께 했으면 하는데...무지의 소치려니 소양도 부족하고 경망스런 나는 도대체 힘겨워 때로는 엉뚱한 실수로 나를 당황케하는 관람 분위기의 적응이다...
-
요즘 참 바쁨니다. 뚜렷하게 잡히는 무엇도 없이 허우적 거리게 바쁨니다. 오늘도 사당역 부근에서 점심 약속이 있어 다녀 옵니다. 오래전에 정해진 약속이라 어쩔 수 없이 부랴 다녀옵니다. 비가 내리겠다는 예보는 다행히 빗나가 날씨는 햇빛이 납니다만, 이삼 일후면 장마가 시작되겠다는 예보가 내 마음을 더욱 바쁘게 합니다. 손 봐줄 야채들 생각으로 더욱 조급해 집니다. ...
- [19호]칼국수 집 (1)사십년 전 단골집을 그동안 잊고 지내다가 10년이 넘어서야 들렸습니다. 낙원동 뒷골목에 있는 구멍 식당으로 “해물 칼국수 집”입니다. 그 식당은 좁은 공간에 칼국수만 팔고 있는 헙수룩하여 전혀 볼품은 없지만, 옛부터 신문 잡지에도 소개되었고, 언제나 손님이 넘쳐나는 집이었습니다.
- [18호]황혼의 창업 (2)삼 년 전이었습니다. 하동 매화마을의 친구가 매화나무를 보내 왔습니다. 집을 지었다는 소식에, 홍매화 세 그루에 청매화 두 그루를 보내 주었습니다. 한 그루는 욕심낸 친구에게 선물하고 네 그루는 터를 잡아 대충 심었드랫습니다.
- [17호]문학의 고향 (0)화창한 봄날, 연구소 가는 날을 접고 잠깐 야유회를 다녀왔다. 모처럼 나들이로 한강변은 초록빛 자연에 마음이 상쾌하다. 잘 정비된 도로, 벌써 두물머리 양평 양수리에 있는 “세미원”이다. ...
- [16호]손녀의 눈물 (0)나이가 점점 들면서 함께 느는건 손자녀들 뿐이다. 자식들이 벌써 어버이가 되어 그들의 식구들도 십여 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전혀 가족이 늘었다는 실감이 잘 나질 않는다. 나보다는 자식 손자들이 훨씬 더 바쁜 것 같다. 언뜻 언뜻 생각나지만 그들의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다.
- [15호]어느 편인가? (1)전철에서 있었던 일이다. 제법 혼잡한 여섯 번째 쯤 칸에 탔다. 어지간히 혼잡한데도 앞 칸에서 계속 승객들이 건너오고 있다. 문이 열리면 아주 고약한 냄새가 진동한다. 지독한 악취가 찬 공기와 함께 몰려와 숨쉬기 조차 고통스럽다. 그 때마다 빨리 문을 닫으라고 여기 저기서 고함이다. 영문 모른 나는 어리둥절이다.
-
나는 지금 작은 한 점의 그림 앞에 전율한다. 얼핏 보면, 우리 산하의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을 그린, 10호 크기의 유화이다. 관심을 갖고 조금만 자세히 보면, 한적한 시골의 모습이 변형으로 왜곡되어 있고, 실경과 색체도 조작된, 예사롭지 않는 그림이다. ...
- [13호]봄에 겨울을 즐긴다. (1)유난히도 변덕이 심했던 지난 겨울이었다. 눈도 자주 많이 내렸고(엊그제도 강원 어디선 눈이 내렸다) 변덕에 혹한이 늦게까지 꽃샘 추위로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날씨 변덕이 지금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어 이상 기후라며 호들갑들이다. 어떻든 지겨운 추위가 싫었다.
- [12호]건강은 상식이다 (1)본격 건강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누구나 없이 관심이 많은 건강이다. 역사 이래 건강이 중요치 않는 때가 있었겠는가마는, 요즘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태도는 그 어느 때 보다 유별난 것 같다. 현대인의 건강에 가장 영향을 끼치는 자연과 환경의 오염과 파괴는 날로 심각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으며, 전 우주적 재앙이 염려되고 있다.
-
수유너머의 다방면에 걸친 다양한 프로그램들, 드디어 노령층에게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강좌가 개설되었다. 이름하여 6080세대를 위한 고전학교. 지난 18일로 제4기를 성황리에 끝내고 제5기가 4월 8일부터 시작된다. 제4기에서는 조선 후기의 실학파들, 연암 박지원. 담헌 홍대용. 청장관 이덕무. 이옥. 초정 박제가의 소품문을 채운선생의 열강으로 공부, 드디어 종강 리포트를 제출하고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의 그림 감상으로 즐거운 강좌를 마쳤다.
-
몸의 불편으로 며칠을 꼼짝없이 엎치락거리며 지냈다. 의사는 크게 우려할 중병이 아니라지만, 견디기엔 고통이 너무 크다. 거동이 불편하다보니, 먹고, 만나도 보고, 걷기도 하고, 여러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
설이 지나고 우수도 넘겼으니 멀지 않아 봄이 오겠다. 유난스러운 혹한에 봄 소식이 더욱 간절하다. 귀성객들의 나들이로 전국의 고속도로는 전쟁터 같다. 이같은 교통 상황을 매스컴은 계속 생중계이다. 별난 혹한에 폭설도 잦은 올 겨울의 기후 탓인가.
- [8호] 봄맞이 봄나물 맞이 (3)늦가을인데 벌써 냉이가 무리져 쑥쑥 잘 자랐습니다. 두어 달이나 빠른 하늘의 봄, 천기를 받고 자란 냉이입니다. 성급한 놈은 벌써 꽃대를 세우고, 햇빛이 든 곳에선 붉은 색 음지에선 진초록으로 잘 자랐습니다.
- [7호] 열차 길 상경기 (3)나는 기차를 타고 전철을 타며 서울을 다닌다. 칠십 킬로가 채 안된 거리인데도 두어 시간이 더 걸린다. 이처럼 먼 길을 오가는 나의 서울 나들이에 대한 남들의 동정어린 말도 듣고 측은지심의 눈총을 맛보기도 한다. 아무렇치도 않는데 말이다. 나에게는 결코 아니올시다.




최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