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

Releases

  • 입추, 처서가 지나고 백로가 오고 있습니다. 더위가 식고 일교차가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의 가을기운이 인간의 몸에도 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우리 뇌 속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줄어들어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울증을 ‘영혼의 감기’라고 하나 봅니다. 누구나 걸리지만, 가볍게 앓고 넘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급성 질환으로 발전하여 인간관계의 파탄이나 자살로 치닫는 사람도 있고, 만성화되어 정동 장애인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프로작, 이펙사 등 항우제가 감기약처럼 팔리고 있지만 이미 우리사회의 풍토병으로 자리잡은 우울증을 근본적으로 치유하지는 못합니다...
  • 재작년 여름 일본 홋카이도의 도야코에서 G8회담이 열렸습니다. ‘G8에 맞서는 포럼(Counter G8 Forum)’에 참가하기 위해 당시 도쿄를 방문했는데요. 그 포럼은 여러 나라의 연구자와 활동가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운동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G8’으로 상징되는 전지구적 통치체제에 반대를 표명했습니다만, 지구화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대안적 운동, 대안적 삶의 지구화를 모색하는 장이었지요. 세계 여러 곳에서 온 연구자들이 서로 지혜를 모으는 지적 실험이기도 했습니다. 이 실험을 위해 G8 정상회담 반대의 형식을 취한 것이지요...
  • 여러분도 한 번 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1급 장애인, 2급 장애인, … 사실 저희 아버지도 2급 뇌병변 장애인입니다. 등급 판정 받을 때 어떻게든 한 등급이라도 높았으면 하고 노심초사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삶을 살게 되느냐가 이 등급 판정에 달려있으니까요. 이번주 의 표제에 들어간 ‘생사의 저울’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일상을 가능케 하는 온갖 서비스들이 국민연금공단이 지정한 전문가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 이번호는 ‘텐트연극, 현실을 허구화하다’이다. 그 주인공은 사쿠라이 다이조(桜井大造)다. 그는 일본과 타이완, 중국, 한국 등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일본의 연극인이다. 그는 1973년부터 1980년까지 극단 ‘곡마관’(曲馬館)으로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텐트연극을 했다. 해산 후에는 ‘바람의 여단(風の旅團)’을 창단해 10년간 전국 공연을 다녔고, 1994년 다시 ‘야전의 달(野戰の月)’을 꾸렸다. 1999년에 대만에서 「EXODUS出核害記」를 공연하면서 이후 일본과 타이완을 오가며 작업을 하고 있다. 2002년부터는 극단 이름을 ‘야전의 달=해필자(野戰の月=海筆子)’로…

  • 이번호 동시대반시대 주제는 화학적 거세입니다. 원래 명칭(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 치료에 관한 법률)을 두고도 다들 ‘화학적 거세법’이라고 부르는 것은 ‘거세’라는 단어가 주는 복합적인 느낌 때문일 것입니다. 성폭력에 응당한 ‘성적 보복’이라는 느낌도 있고, 그런 정신이상자는 ‘씨를 말려야’ 한다는 인종개선의 느낌도 있고, 사회를 위태롭게 하는 무리의 ‘기세를 꺾어놓겠다’는 위협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 제4회 수유너머 국제워크숍이 열립니다. 국제워크숍은 수유너머가 주목하는 외국 학자를 초대해서 거의 일주일 간 완전 녹초가 될 정도로 함께 공부하는 프로그램입니다. 1회 때는 사카이 다카시(酒井隆) 선생을 초대해서, 그의 (그린비출판사에서 출간예정입니다)과 (산눈, 2007)을 중심으로 세미나를 진행했지요. 촛불집회의 여진이 남아 있을 때였는데 횡단보도 시위를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숙소까지 모셔가곤 했는데 세미나가 끝나면 완전히 방전된 사람처럼 푹 주저앉으셨어요. 하지만 다음 날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강의 준비를 하고 서울 골목길을 함께 누볐습니다...
  • 사회 불온 세력! 대학 다닐 때까지 뉴스에서 참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뭐 지금도 많이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만. 온순과 순수를 혈안이 돼서 추구하는 사회. 불온 세력, 불순 분자와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 이번 주 는 여기에 딴지를 걸고 싶습니다. 불온과 불순이 없는 사회는 ‘함께 함’도 불가능합니다. 즉 '불온'이 없으면 '함께'도 없습니다.
  • 지난 주 < 위클리 수유너머> 개편이 이루어졌습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학술면 필자들께 감사의 말 전합니다. 디자인과 편집은 아직 정리되지 않아서 조금 엉성하고 부족한 면이 있을 겁니다. 이역만리에서 작업과 공부를 병행하고 계시는 저희 막강 디자이너, 매주 밤을 지새우는 웹팀을 믿고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개편 축하메시지와 독자가 만드는 < 위클리 수유너머> 코너는 일주일 정도 더 받겠습니다. 이미 응모하신 분들, 경쟁률이 낮아 경품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흐뭇해하셨겠지만, 경품에는 역시 ‘흐뭇’보다는 ‘스릴’이죠...
  • 2010년 7월 7일, 드디어 < 위클리 수유너머>의 시즌 2가 시작되었습니다. 내용도 디자인도 모두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지 큰 주제 없이 나열된 메뉴들이 시사, 문화, 일상, 학술 범주로 묶여서 깔끔하게 정리되었지요. 학술이 있었냐구요? 없었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하지만 이제 새로 생겼습니다. 무슨 연구자 집단이 만드는 잡지에 학술면 하나 없냐는 말 많이 들었습니다. ‘아, 일상이 다 공부죠, 하하’, ‘공부하다 남은 시간에 만들다보니 아무래도 여가정신이...’, ‘동시대반시대 코너 찾아보면 간혹 학술적 내용도 있어요, 흠흠’... 이런 식으로 더 버티기는 힘들었습니다...
  • 지금 살고 있는 집은 3층입니다. 세 가구가 한 층씩 세 들어 살고 있습니다. 계단을 돌고 돌면 제가 사는 집이고 반 계단을 더 오르면 옥상입니다. 처음 집을 보러왔을 때 옥상 전망에 감탄을 하고는 계약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옥상으로 가는 계단에는 주인을 알 수 없는 회색 보따리와 검정 우산 하나가 있습니다. 재작년 겨울, 영하의 칼바람이 일주일 정도 계속되던 때였습니다. 아내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언제부턴가 옥상 쪽에서 인기척이 난다고. 밤에 현관문을 열쇠로 따려할 때 그 반 계단 위에 누가 있는 것 같아 아주 무섭다고 했습니다...
  • sros23 in 편집실에서 2010-06-23

    지난 일요일 명동에서 열린 최저임금권리찾기 캠페인 모습. 젊은 사람들의 호응이 상당했어요.

    지난 일요일 명동에서 < 청년유니온> 위원장인 김영경씨를 만나고 왔습니다. 그날 청년유니온이 주최한 ‘최저임금 권리 찾기 캠페인’이 있었거든요. 청년유니온 잘 아세요? 한국에서는 처음이 아닌가 싶은데요. 만 15세부터 39세까지 가입하는 세대 노동조합입니다. 비정규직, 정규직, 심지어 구직 중인 사람들까지 모두 포괄하는 일종의 일반 노동조합입니다. 지난 3월 13일 창립식을 가졌어요. 하지만 노동부가 조합…

  • sros23 in 편집실에서 2010-06-16
    이스라엘 대통령의 조용한 방한

    폭력이란 인간 본성이 아닌가를 생각할 정도로 강자가 약자를 폭력으로 제압하는 걸 자주 봅니다. 국가 간 전쟁에서도, 권력집단의 법적 폭력에서도, 개인 간의 사적 폭력에서도 그런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강자의 폭력이 간혹 그가 가진 공포심에서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강자가 스스로를 약자로 상상하면서 엄청난 공포심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실로 무서운 순간이지요.…

  • zziraci in 편집실에서 2010-06-09
    연애

    6월 2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보느라 날밤을 새웠습니다. 월드컵보다 더 긴장되고 흥분되더군요. 월드컵이야 내가 뛰는 것도 아니고 내 삶과 별 상관없는 경기지만, 선거는 나와 내편의 투표가 승패를 결정짓는 데 동참하고 또 그 결과에 따라 나와 내 아이의 삶이 바뀔 수도 있기에 가슴 졸일수밖에 없더군요. 연애할 때를 빼고 이렇게 가슴 졸이며 날밤을 새운 게 또 언제였나 싶습니다. 지난…

  • zziraci in 편집실에서 2010-06-02
    삶을 내맡기라고 부추기는 시대

    가족 중에 많이 편찮으신 분이 계신가요? 지난 호 의 최정은 대표님 글을 읽은 후 저도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제가 중3 때 처음 쓰러지신 후 생명을 다투는 수술만 세 차례를 받으셨죠. 건강이 잠시 회복되었다가도 병이 곧잘 재발했고 연세가 드시면서 점차 몸이 나빠지셨습니다. 지금은 최대표님의 아버님처럼 의식도 많이 흐릿하시지요. 지난 일요일에는 공원에 잠시 모시고 갔는데, 자녀가 어찌되느냐는…

  • zziraci in 편집실에서 2010-05-26
    마구잡이 사회에서의 생사여탈권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 1주기였죠. 비가 오는 중에도 제 주변의 많은 이들이 추모 공연을 다녀왔더군요. 엊그제 위클리 수유너머에 <밍글라바 코리아>를 연재 중인 소모뚜씨와 점심을 함께 했는데요. 소모뚜씨도 거기 있었나 봅니다. 비를 맞으며 공연을 보고 있던 그는, 사실 무대에 있어야 했던 사람입니다. 주최측에서 소모뚜씨네 밴드, ‘스탑크랙다운’에 공연요청을 한 모양입니다. 꼭 참석하고 싶었지만 거절했다고 하네요. 대신 늦은 시간까지 비를…

  • zziraci in 편집실에서 2010-05-19

     

    맑스의 여자관계는 어땠을까. 맑스가 무슨 면벽수행 하는 수도승도 아니고 학자에게 지고지순형 러브스토리를 기대할 이유는 없다. 그저 궁금증의 발로다. 알아봤더니 부인 외에 하녀에게 나은 자식이 한 명 있었다. 맑스의 공식인정은 아니고 여러 정황에 따른 추측이다. 맑스 혼외자식설에 결정적으로 힘을 실어준 것은 맑스가 죽은 후 그 아이를 엥겔스가 돌봐주었기 때문이란다. 이런 말들이 났으리라. “엥겔스가 돌봐주는 걸 보니 맑스의 자식이 틀림없군!”

  • zziraci in 편집실에서 2010-05-12
    거짓 반성과 정직한 절망

    여러분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촛불시위 2주년을 맞아 대통령이 ‘도무지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일갈했다는 뉴스가 포털에 처음 뜬 날, 저는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요즘 검찰과 경찰 개혁도 내세우고, 선거철이 되니 정부가 더 낮은 포복을 하는구나. ‘촛불’ 이야기만 해도 경기를 일으키더니 이제 촛불시위를 언급하며 ‘반성하는 사람이 없음’을 개탄했다는 이야기를 했다니. 선거가 중요하기는 하네. 그런 생각을 했죠. 사회과학 전공자로서 학위 반납해야…

  • 편집자 in 편집실에서 2010-05-05

    지난 14호가 발행 된 후 목요일(1일)부터 접속 장애가 있었습니다. 월요일(5일)이 되어서야 겨우 접속할 수 있게 되었네요. 사실 지난 12호 때도 똑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주말에 문제가 생겨서 대충 넘어갔는데 이번 문제는 치명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수요일에 기사를 올리면 목요일, 금요일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기사를 읽거든요. 아마 많은 분들이 14호 기사를 읽지 못하셨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편집자의 말을 덧붙여…

  • zziraci in 편집실에서 2010-04-21
    대통령의 고백질과 다짐질

     

    4월 20일, 올해도 어김없이 ‘장애인의 날’ 행사가 열렸습니다. 작년 장애인 시설을 방문했던 대통령은 노래를 부르는 장애인 합창단 앞에서 눈물을 흘렸죠. 그러면서 장애인들을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뭉클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마음을 잊지 않았는지 올해도 대통령은 특정한 날에만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가진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장애인의 날에만 생색내는 사람들에게 따끔한 훈계를 했습니다. 옆에 있던 영부인도 숭고한 다짐을 했는데요. 장애인이…

  • zziraci in 편집실에서 2010-04-14
    목련꽃 필 무렵

    ‘하얀 목련이 필 때면 다시 생각나는 사람…’ 거리에서 나도 모르게 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으면 봄이 온 거다. 조회 시작할 때 애국가 부르는 것처럼 <하얀 목련>을 부르며 봄을 맞는다. 난분분 낙화하는 양희은의 목소리에 위로받는다. 뭇 생명 약동하는 봄이라지만 언제부턴가 버겁고 부럽다. 나만 그런 건 아닌가보다. 모두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곁눈질 하면서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는 사람도 있으니…

  • zziraci in 편집실에서 2010-04-07
    ‘법 앞에서’와 ‘밥 앞에서’

    카프카의 작품 중에 <법 앞에서>라는 아주 짧은 소설이 있습니다. 유명한 소설이기도 하고 워낙 짧은 분량이라 줄거리 요약이라는 게 이상합니다만 대강 이런 이야기입니다. 법 안에 들어가길 원하는 시골 사람이 있고, 그의 입장을 허가하지 않는 문지기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문지기는 자기 뒤에는 더 강한 문지기가 있다고 말합니다. 시골 사람은 어떻게 거기 들어갈 수 있을까를 골몰하며 긴 세월을…

  • zziraci in 편집실에서 2010-03-31
    노근리라고 쓰고 대추리라고 읽는다

     

    <작은연못> 시사회 날. 친구 따라 극장 갔다. 일전에 얼핏 들었다. 노근리 사건에 관한 영화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대추리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알고 갔다. 친구가 그랬을 리 없다. 내 머릿속 편집기 소행이다. ‘노근리’를 ‘대추리’로 접수한 것이다. 극장 안. 무대인사 차 올라온 제작자가 말했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에 맞춰 영화를 개봉하게 됐습니다.” 그 순간 왜곡됐던 기억이 재빠르게 돌아왔다.…

  • 편집자 in 편집실에서 2010-03-24
    만화, 만만치 않습니다

    “9호는 쉬어가는 느낌으로 만화 어때?” 편집회의에서 무심코 내뱉은 말, 바로 나온 답변이 “만화가 그렇게 만만해?”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는 속웃음이 나왔습니다. 오래 전 아내에게 들었던 말이거든요. 만화 보는 일을 업으로 삼은 지금은 말할 것도 없고, 처음 사귀던 때에도-그러고 보니 거의 20년이 되어가는 군요- 아내는 만화에 빠져 있었습니다. 만화방은 아내가 저를 기다리는 장소였거나, 만나서 함께 찾아가는 장소였지요.

    연인의 손에…

  • zziraci in 편집실에서 2010-03-17
    사랑하려거든 독사처럼

     

    지난 주 김예슬씨가 아주 상징적인(!) 대학인 고려대학교 경영대에서 ‘자발적 퇴교’를 선언했습니다. 그걸 본 순간, 스스로 ‘부스러기’를 자처하며 ‘덩어리’와의 싸움을 준비하던 70년대의 ‘전태일’이 떠올랐답니다. 물론 전태일은 조금 달랐죠. 분노와 슬픔, 어쩌면 희망까지를 끼얹어 그는 제 몸에 불을 놓았어요. 하지만 김예슬은 그런 것들을 발끝에 담아 적에게 거침없는 하이킥을 날렸다고나 할까요. 아무런 애원이나 호소, 청원이 담겨 있지 않은, 말 그대로…

  • zziraci in 편집실에서 2010-03-10
    편집자의 말 – 아이가 되기 위한 인문학

    3년 전 즈음, 어느 어린이 독서캠프에 초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철학 강연을 해달라는 거였는데요. 제목이 ‘철학이란 무엇인가’였습니다.  아마도 세상의 여러 물음 중에 제일 무서운 게 ‘…란 무엇인가’ 아닌가 싶어요. 요즘 제 딸이 글자, 특히 받침 없는 글자를 조금씩 읽는데요. 어제는 책상에 있던 플라톤의 <정치가>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보더니, 두 글자가 똑같다고 ‘정치’를 가리킵니다. 아직…

  • 편집자 in 편집실에서 2010-03-03

     

    홍대 앞에서 친구랑 떡볶이 먹다가 김연아 선수 금메달이 확정되는 장면을 봤다. 가슴이 방망이질 해대는 통에 간신히 견뎠다. 연아가 울음을 터뜨릴 땐 뭉클했다. 덩달아 손끝으로 눈물을 찍어냈다. 난 그녀를 잘 몰랐다. 수십 개의 CF를 찍고 시대의 아이콘이자 희망의 등불로 이름을 날리는 동안, 그런가보다, 예쁘고 장하다고 생각했다. 입때껏 경기모습을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무한도전도 일박이일도 무릎팍도사도 지붕킥도 그런 것처럼,…

  • zziraci in 편집실에서 2010-02-24

    <위클리 수유너머> 5호 특집 주제는 ‘대학 등록금’입니다. 비싼 등록금이 가난한 이들을 배움의 장에서 내쫓고 있습니다. 고등교육에 들어갈 학비를 내려줄 생각은 죽어도 하기 싫은 모양입니다. 등록금을 내리느니 싼 이자로 빌려주겠다는 건데요. 대학은 등록금 올려받고 정부는 이자받고 빌려주고. 무슨 짜고 치는 사기꾼들 같습니다. 서민들의 피를 빠는 사채업자들 광고 있지 않습니까. ‘싼 이자 묻지마 대출’, ‘나중에 돈 생길 때 갚으면 돼요’. 정부의…

  • zziraci in 편집실에서 2010-02-11
    만국의 가난한 이들에게

    “혼자 살 건지, 함께 살 건지의 문제입니다.” 이번 3호 <전선인터뷰>를 위해 ‘빈집’을 찾았을 때, 아규씨가 한 말입니다. 제가 물었거든요. 당신한테는 집이 무엇이냐고. 웬 동문서답인가 싶었는데, 어쩐지 그 말이 묘하게 저를 사로잡습니다. 집만이 아니겠지요. 세탁기도 그렇고, 냉장고도 그렇고, 책상도 그렇고. 혼자 쓸 건지, 함께 쓸 건지 생각해보라는 건데요.

    혼자서 오래 넓게 누리는 게 불가능한 빈자들은 결국 함께…

  • 편집자 in 편집실에서 2010-02-03
    위클리 수유너머 창간파티 성황리 개최 “온갖 섞여 사는 이야기 담길 것”

    필진 및 하객 50여명 첫출발 축하

    ‘위클리 수유너머’ 창간기념 오픈파티가 따뜻한 성원과 관심 속에 치러졌습니다. 지난 1월 31일 수유너머R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필진 및 외부인사 50여명이 모여 ‘위클리 수유너머’의 힘찬 첫걸음을 축하해주었습니다. 먼저 위클리 수유너머를 기획한 고병권 편집장이 창간 취지 및 제작 과정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