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일을 왜 사과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영화에서 그런 설정이 많이 나온다. 다른 사람을 사랑해놓고 배우자 혹은 애인에게 눈물 흘리며 속죄의 발언을 한다. 난 그것이 못마땅하다. 사랑을 하지 않을 수 있었는데도 사랑했다는 것인가? 이것은 사랑에 대한 모독이다. 사랑의 자유의지를 전제하는 것이다. 맹금류가 양을 잡아먹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와 같다. 동의할 수 없다. '그 잔인'은 아무 죄가 되지 않는다.
-
태풍 “말로”가 남해안을 지나고 있다는데, 이 곳은 맑고 쾌청한 날씨입니다.
많은 상처를 남기고간 “곤파스”도 이 곳엔 비만 좀 내렸을 뿐, 조용히 지나가 주어
다행중 다행입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전국이 너무 많은 상처로, 특히
농작물과 과일의 피해지역 농가를 생각하면 나만의 무사함이 버거운 마음입니다.
-
사진은 흘러간 과거를 기록으로 남긴다. 사진에 담기면 어떤 과거든 제법 되돌아볼만한 해진다. 사진은 또한 전문적 훈련을 거치지 않은 사람도 그럴듯한 작품을 남길 수 있는 유일한 주류 예술이다. 운이 좋으면 무심결에 세상의 멋진 단면을 수집할 수 있다. 그래서 사진은 여행과 나란히 성장해왔다. 사진은 여행을 다녔다는 증거이자, 여행의 경험에 형태를 부여하는 프레임이다...
-
테네시 윌리암스의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희곡의 배경은 아버지의 생신을 맞아 오랜만에 한 집에 모인 떠들썩한 가족의 모습이다. 형님 내외인 구퍼와 메이는 다섯 아이를 대동하고 곧 여섯째가 될 아이를 임신했다. 반면 동생 내외인 마거리트와 브릭은 학생시절부터 연애를 했고,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곧장 결혼한 젊은 부부다. 브릭은 한때 잘나가던 축구 선수였지만, 지금은 부상을 입은 채 스포츠 중계일도 그만둔 상태. 마거리트는 여전히 아름답고 조금은 앙큼한 구석이 있지만 그래도 상냥하고 좋은 아내. 하지만 브릭과 마거리트는 아직 아이가 없다...
-
요즘 매 주 장애인 인권활동가들과 미신고장애인시설 인권실태 조사를 나가고 있다. 지난 주 고양시의 한 장애인시설을 보고 느낀 게 많다. 지적장애인들과 무의탁 청소년들이 함게 생활하는 곳이었는데, 아무리 재활용처리사업과 병행한다고 해도 주거환경이 너무 끔찍했다. 컨테이너 건물 주변에는 분리중인 쓰레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건물 안에는 쥐들이 연신 들락거리고 있었다...
-
한겨울 지리산 새벽 눈꽃...
티베트 땅 드넓은 광야를 찢겨내 듯 나부끼는 바람의 향연...
호기심 가득한 함박웃음으로 기분을 풀어주는 어느 동네 아이들의 눈빛...
-
노동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감정의 복잡함은 이렇게 설명될 수 있다: 노동 관념은 항상 모순적인 두 차원, 즉 착취(exploitation)의 차원과 참여(participation)의 차원을 포함해왔다. 잉여가치의 사적 혹은 사회적 전유를 통한 개별적이고 집합적인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 생산 영역에서 서로 협력하는 사람들 사이를 엮고 있는 다양한 관계들을 통해 공동의 일에 참여하는 것. 이 두 차원은 유감스럽게도 노동 개념 안에서 뒤섞여 버렸다.
-
‘들뢰즈의 정치’에 대해서 말하려 하면, 먼저 ‘들뢰즈와 정치’에 대해서 말을 해야 한다. 들뢰즈 사유의 정치철학적 함의를 다룬 폴 패튼의 저서 제목이 『들뢰즈와 정치』가 된 것도, 아마 그런 연유에서일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들뢰즈는 아주 강한 의미에서의 ‘철학자’이고, 그의 사유의 본령은 어디까지나 존재론이고, 그 ‘존재론과 함께 하는 윤리학’이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나 수많은 철학자, 예술가, 과학자, 정치가에 대해, 또는 그들과 함께, 자신의 사유를 펼쳤지만, 한 번도 특정 분야에 대해 ‘반성’하는 철학(가령, 예술철학, 과학철학, 정치철학 등)을, 적어도 명시적으로는, 펼친 적이 없다. 들뢰즈의 정치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는, 들뢰즈의 존재론과 정치를 접속시키는 창조적 재구성 과정이 필요하다....
-
“아~우울해. 살기 싫어” 주변에 이런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 있을게다. 이제 우울증은 과도하게 감상적인 사람만이 걸리는 병이 아니다. 영화 속이나 책 속의 멜랑꼴리한 등장인물이 약봉지를 한 움큼 입 속에 털어넣으며 “요즘 우울증이 있어서요”라며 날리는 멘트는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비단 이렇게 바깥으로 표출되는 우울증 말고도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약간의 우울증 증세를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최근 댓글